투룸으로 이사를 하고 난 뒤
작은방은 거의 창고로 쓰이고 있어요.
어느 날 작은방에 들어가서 바닥에 놓인 쇼핑백을 들었는데 벌레가 움직이네요?
한두 마리 가 있어서 그냥 잡았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데 좀 징그럽긴 하더라고요.
좀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방에 들어갔는데 또 그 벌레네요.
이상해서 검색해서 찾아봤더니 좀 라고 합니다.
진짜 안 쓰는 물건들은 종이박스에 담아서 쌓아두고 보관했죠.
앞선 글에서 종이박스를 꼭 버리라고 했었는데요.
아마 원래 이 집에 있었던 거 같아요.
전에 살던 집에서 보관하던 종이박스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전에 살던 집에는 없었거든요.
근데 이미 보이기 시작하면 원인이야 어쨌든 빠른 대처가 중요한 거 같아요.
찾아보니 생기는 이유도 명확하고, 없애는 방법도 순서가 있더라고요. 알아본 내용을 정리했어요.
좀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두 종류예요
집에서 보는 벌레를 뭉뚱그려 좀벌레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실제로는 다른 벌레인 경우가 많아요.
저 같은 경우는 은색 빛나는 징그럽게 생긴 좀이 맞네요.
좀
몸길이 8~9mm 정도에 은색이나 진줏빛 광택이 나요.
꼬리 쪽에 긴 털 세 가닥이 있고, 움직임이 빠르고 미끄러지듯 다녀요.
주로 종이, 풀, 전분질을 좋아하고 책장이나 벽지 뒤, 상자나 쇼핑백 등 근처에서 자주 보여요.
옷좀나방 애벌레
다행히 저희 집에는 없는데 얘도 좀이라고도 하는데 옷에 구멍을 내는 건 대부분 이쪽이에요.
작은 나방이 옷장에 알을 낳고, 부화한 애벌레가 모직이나 면 같은 천연섬유를 갉아먹는다 하네요.
애벌레는 희거나 누런색이고 아주 작아서 눈에 잘 안 띄어요.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대처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종이 쪽에서 보이면 습도와 종이 상자를 정리해야 하고, 옷에 구멍이 났다면 옷장 전체를 손봐야 해요.
생기는 조건은 정해져 있어요
좀은 아무 데서나 생기는 게 아니에요. 세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활동하고 번식해요.
그렇죠. 전에 살던 집에서는 한 번도 못 본 벌레인데
일단 전에 살던 집은 신축이고 새로 이사한 집은 10년 넘었는데 그 차이도 있을 거 같아요.
오래됐다고 좀이 다 생기는 건 아니겠지만 일단은 서식환경을 최대한 안 만드는 게 좋겠죠.
습도
습도 50~70% 정도에서 활발해져요. 옷장 안은 문을 자주 안 열고 빛도 안 들어서 습도가 높아지기 쉬워요.
안 쓰는 방이어도 습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환기를 잘 시켜줘야 돼요.
온도
25~30℃ 정도가 활동하기 좋은 온도예요. 여름과 장마철에 개체가 늘어나는 이유예요.
그래서 에어컨을 틀어도 작은방은 문을 항상 열어 놨었어요.
먹이
종이, 풀, 전분, 천연섬유가 먹이가 돼요. 안 입는 옷을 오래 둔 옷장, 쌓아둔 종이 상자, 책장이 조건에 맞아요.
집에 책꽂이가 있는데 그쪽에서는 발견이 안되는 걸 보니 괜찮은데 오래된 책이나 고서는 조금 조심해야 할거 같아요.
이 셋 중 하나만 끊어도 번식이 어려워진다고 하더라고요.
셋다 최대한 신경 쓰는 게 좋긴 한데 여건이 안된다면 하나라도 신경 써보는 게 좋겠어요.
살충제 사기 전에 해야 할 것
좀이 보이면 바로 살충제부터 찾게 되죠?
하지만 원인을 그대로 두고 약만 뿌리면 얼마 안 가 다시 생긴데요.
살충제는 구매해놓고 그동안 우선적으로 원인을 최대한 제거해야겠죠?
- 위 세 가지 조건 제거하기
무엇보다 서식환경을 제거해줘야겠죠. - 옷장을 비우고 말리기
옷을 전부 꺼내고 옷장 문을 열어 하루 이틀 말려요. 가능하면 선풍기나 제습기를 돌리면 더 좋아요. - 어두운 안쪽 구석 확인
알이나 애벌레는 구석과 틈에 있어요. 손전등으로 안쪽 모서리, 서랍 레일 홈, 옷장 바닥을 비춰보세요. - 옷 세탁
구멍이 났거나 의심되는 옷은 세탁하세요. 알은 눈에 안 보여서 옷에 붙어 있을 수 있어요. - 건조
고온 건조가 알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에요. 건조기를 쓸 수 있는 옷은 건조기에, 아니면 햇볕에 충분히 말리세요. - 불필요한 종이류 정리
이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종이박스는 습기를 머금어서 말랑해지죠. 쇼핑백도 바닥보다는 습하지 않은 곳에 보관하세요. - 물건적재는 되도록 렉이용
이것도 중요할 거 같아요. 저도 이번에 렉을 사서 바닥에 놓지 않고 렉에 보관했어요.
아무래도 뭐든 쌓아두면 서식환경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환경을 최대한 바꿔주고 나서 방충제를 넣어야 효과가 있어요. 청소 없이 방충제만 넣으면 이미 있는 알은 그대로 남아요.
방충제, 살충제 고르기
먼저 알아둘 게 하나 있어요. 예전에 흔히 쓰던 나프탈렌은 발암물질로 지정되면서 2016년 1월부터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됐어요. 혹시라도 오래된 집 옷장에 남아 있는 게 있다면 쓰지 마시고 처리하세요.
아직도 나프탈렌을 권하는 예전 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맞지 않는 정보예요.
요즘엔 온라인에 좀약을 치면 여러 개가 나와요.
조건에 맞게 필요한 종류를 선택하면 됩니다.
트랩
벌레가 좋아하는 성분으로 유인하는 트랩인데 집에 설치하니까 수십 마리가 붙어있더라고요.
잡는데 효과는 확실하네요.
걸이형
옷장 봉에 걸어두는 형태예요. 옷 사이에 자리를 안 차지하고, 교체 주기가 보통 3~6개월로 긴 편이에요.
옷장이 넓으면 여러 개를 나눠 거는 게 좋아요.
시트형
서랍이나 리빙박스 바닥에 까는 형태예요. 좁고 납작한 공간에 맞아요.
옷에 직접 닿을 수 있으니 성분을 확인하고 쓰세요.
놓는 형
옷장 바닥이나 선반에 두는 형태예요. 저는 서랍, 옷장에 넣어놓고 여기저기 바닥에도 놓았어요.
천연 재료
삼나무나 편백 조각, 라벤더 같은 것들이에요. 화학 성분이 부담스러우면 이쪽이에요.
대신 효과는 약하고 향이 빠지면 갈아줘야 해요. 사포로 살짝 갈아주면 향이 다시 올라와요.
저는 좀 약을 놓기전에 뿌리는 바퀴벌레 약을 사서 방 곳곳에 다 뿌렸어요.
그다음에 좀벌레 제품을 놨습니다.
알을 낳는 벌레나 바퀴벌레약도 효과가 있을까 싶어서 해봤는데 다행히 안보이긴 했어요.
그리고 방충제와 제습제는 역할이 달라요. 방충제는 벌레를 쫓고, 제습제는 습도를 낮춰요.
좀은 습도가 원인이라 둘 다 넣는 게 효과적이에요.
구석구석 제습제를 사서 설치해 놨습니다.
방역업체를 불러야 할까
좀은 대부분 직접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퀴벌레나 개미처럼 집 전체에 퍼지는 경우가 드물고, 옷장이나 책장 같은 특정 공간에 생기는 게 보통이라서요.
위에 정리한 서식환경을 바꿔주면 대체로 잡혀요.
업체를 고려할 만한 경우는 이런 때예요.
- 집 전체 여러 곳에서 반복해서 나올 때
- 정리하고 방충제를 넣었는데도 계속 생길 때
- 벽 틈이나 마루 아래처럼 손이 안 닿는 곳에서 계속 나올 때
- 다른 벌레까지 같이 보일 때
이럴 땐 건물로 인한 습도나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제가 4층건물 4층에 사는데 이번 여름 낮에는 덥고 습하더라고요.
누수나 결로가 원인이면 벌레만 잡아서는 해결이 안 되고요.
업체를 부른다면 견적을 받을 때 어떤 약제를 쓰는지, 몇 회 방문하는지, 이후 재발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하세요.
다만 대부분은 여기까지 갈 일이 없어야곘죠.
정리
좀이 보였다면 일단 살충제부터 얼른 구매하시고
서식 조건을 주면 안 되니 당장 좀이 생긴 곳을 다시 정리해야겠죠.
특히 종이박스류는 당장 버리시고 물건들은 쌓아두지 마시고 적재가능한 것을 구비하세요.
나중에 또 이사를 갈 수도 있어서 짐 싸기 전에 물건에 살충제를 뿌려놓고 싸려고 해요.
한번 보이면 계속 보이는 이 지긋지긋한 벌레를 다 같이 없애 보시죠.